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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rt for me
Leica Barnak IIIC | Summitar 50mm 1:2.0 | ILFORD DELTA 100 Leica Barnak IIIC | Summitar 50mm 1:2.0 | ILFORD DELTA 100 어느 이른 새벽의 바닷가. 한 낯선 촌로(村老)의 느릿한 걸음과 함께 바닷가의 파도가 너울 대기 시작했다. 사르륵사르륵 모래알 굴러가는 소리가 점점 더 크게 들려올 무렵. 걸음을 멈춘 촌로는 주머니 속에서 무엇인가를 주섬주섬 꺼내어 바닷가에 조심스럽게 뿌려준다. 그리고는 품속에서 녹색 병 하나를 꺼내어 뚜껑을 열더니 "훠어이~ 훠어이~" 하면서 파도에 흘려 보내더라. 한창 바다를 바라보며 말없이 서 있던 그의 뒷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는 나 마저도 엄숙하게 만들었다. 몇분정도 시간이 지났을까.... ..
Leica Barnak IIIC | Summitar 50mm 1:2.0 | FilmScan "뭐 또 다른거 필요한게 없을까?" "응?... 글쎄?" 다음날 아침 잘 만들어진 피크닉바구니를 들고 서있는 친구를 픽업하다. 적당한 위치에 돗자리를 깔고 그 위에 포근한 담요를 덧 깔고 한쪽 귀퉁이에 바구니를 놔두었다. 먹음직스런 김밥과 약간의 셀러드 그리고 잘 익혀진 닭가슴살과 함께 적당한 치즈와 와인이 들어 있었다. 허기진 배를 채우고 친구는 책을, 난 MP3 플레이어를 귀에 꽂고 카메라를 들고 근처를 서성거렸다. 촬영이 끝나고 돌아와 보니 종이컵에 와인이 따라져 있고 은박 접시에 치즈가 올려져 있다. 천천히 와인을 한모금 머금고 그 향을 느끼며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그리고 치즈 한조각. "야! 누님 목..
Leica Barnak IIIC | Summitar 50mm 1:2.0 | Centuria 200 "그래서 늘 저렇게 스쿠터를 밖에 잘 세워두고 있어요. 언제나 문을 열고 나오면 바로 시동을 걸고 어디든 갈수 있게 해놨죠. 항상 준비가 되어있단 말인거에요. 하하. 그렇잖아요 언제든 누가 어떻게 불러줄지 모르잖아요. 당신이 날 불러줄수도 있고 또는 당신이 장을 보러갔다가 한가득 짐을 실었을 때 전화 한통화면 언제든 난 갈수 있다구요~ 아님은 밤늦게까지 친구들과 술잔 기울이다가 버스가 끊기거나 택시타기 무서울때도 전화 한통화면 되요. 비가 막 개인 어느 오후에 잔물 튀기며 앙증맞은 드라이브를 할 수도 있을 거에요. 그리고 문득 떠나는 몇시간짜리 짧은 여행을 할 수도 있구요. 매일 같이 난 기름을 가득 채워 ..
Leica Barnak IIIC | Summitar 50mm 1:2.0 | Fuji Realra 100 그때와는 다른 시간 그때와는 다른 계절. 역시나 기억은 멋대로다. 시간이 알아서 잘 흘러주는대도 변하지 않는 것은 나는 다시 혼자가 되었다는 사실이고 세월이지나 그것이 약이 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비웃듯 고스란이 그 기억에 대한 후회를 안고 살아간다. 그런날이 있다. 멀쩡히 잘 걷던 길에 발목이 접질려지고 늘 잠그던 자물쇠에 손가락 살이 짚히며 눈감고 다녀도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다 아는 거실의 책장에 새끼 발가락을 찧고 잘 나오던 후추가 갑자기 막히고 굳어 버렸으며 늘 잘 뿌려대던 소금이 덩어리째 떨어진다. 그리 꽉 잠그지 않았던 마요네즈 뚜껑이 안간힘을 써도 열리지 않는 날이 있다. 그래서 아무..
Leica Barnak IIIC | Summitar 50mm 1:2.0 | Fuji Realra 100 바다로 가는 강은 고스란히 상처를 바다에게 떠넘겨 주었다. 심한 폭우로 산을 휘저어 온갖 상처를 안고있던 강은 끝내 바다에게 모든 추억과 상처와 찌꺼기를 그대로 넘겨 주었다. 바다는 점점 거세지는 파도로 찌꺼기들을 밀어내었고 모래사장에는 그 흔적들이 쌓여간다. 그럴수 밖에 없는 관계. 그럴수 밖에 없는 현실. 당연한 결과. 살아가는 과정중에는 강과 바다와 모래사장같은 사건들과 관계들이 무수히 많은 변수를 주어가면서 곳곳에서 나타난다. 모든 인과관계를 따져서라도 부정을 하고 싶지만 당연한 결과들이 나올수 밖에 없는 사건이 너무도 많다. 관망자는 폭풍 후에도 바다는 여전할 것으로 생각한다. 지나고 나면 그..
Leica Barnak IIIC | Summitar 50mm 1:2.0 | Fuji Realra 100 지난주에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사진 여행을 떠날까 했지만 너무도 거창한것 같아서 카메라 하나 달랑 매고 고향으로 갔죠. 고향이 바다와 매우 가까워서 잠시 하루정도 바다에 머물렀었죠. 폭우가 내린뒤라 하늘도 맑았지만 이상저온 현상으로 바닷가에 사람도 그리 많지도 안았더랬죠. 나름 맑은 날에 혼자 바다를 거니는 것도 좋았답니다. 바람소리와 파도소리, 모래알쓸리는 소리 말고는 어쩌다 갈매기 울음소리 잠깐 나올 정도로 조용했죠. 탁 트인 이곳에서 뭔가를 쏟아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그렇게 격해지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냥 그렇게 지나온 세월만큼 내가 잘 참고 견딘것은 아마도 누군가를 원망하는 마음보다는 조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