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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rt for me
Leica Barnak IIIC | Summitar 50mm 1:2.0 | FilmScan "뭐 또 다른거 필요한게 없을까?" "응?... 글쎄?" 다음날 아침 잘 만들어진 피크닉바구니를 들고 서있는 친구를 픽업하다. 적당한 위치에 돗자리를 깔고 그 위에 포근한 담요를 덧 깔고 한쪽 귀퉁이에 바구니를 놔두었다. 먹음직스런 김밥과 약간의 셀러드 그리고 잘 익혀진 닭가슴살과 함께 적당한 치즈와 와인이 들어 있었다. 허기진 배를 채우고 친구는 책을, 난 MP3 플레이어를 귀에 꽂고 카메라를 들고 근처를 서성거렸다. 촬영이 끝나고 돌아와 보니 종이컵에 와인이 따라져 있고 은박 접시에 치즈가 올려져 있다. 천천히 와인을 한모금 머금고 그 향을 느끼며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그리고 치즈 한조각. "야! 누님 목..
Leica Barnak IIIC | Summitar 50mm 1:2.0 | ILFORD DELTA 100 길을 헤매이다가 우연히 발견한 이곳은 사람의 손이 잘 닿지 않은 곳이다. 어쩌다 하나 농수로에 펌프기 놓여있는 경우는 있다. 하지만 발자국 하나 없는 이곳에 나는 무법자로서 존재 했을 것이다. 그들의 자연의 법칙을 깨고 여러 흔적들을 흩뿌리며 이곳저곳 휘저으며 다녔다. 멀리서 페러글라이딩 하는 무리들을 보긴 했지만 그래도 이곳은 아무도 오지 않더라. 갈대들이 아름답게 우거져 있고. 수풀 곳곳에서 새소리가 가득했다. 아마도 저 수풀을 잘 뒤지면 분명 둥지하나 있을 듯 하다. 좋다. 이곳.
Leica Barnak IIIC | Summitar 50mm 1:2.0 | Fuji Realra 100 -> Gray Scale. 미친듯 휘날리는 머릿칼 처럼 바람 몰아재끼는 수풀 사이에서 밤새 비는 내리고 있었다. 젖은 머리칼 사이로 묘한 향수는 가슴을 뛰게 만들고 그로 인한 오묘함과 아릿함은 머리칼 사이로 손을 집어 넣고 싶은 충동을 극대화 시킨다. 흔들릴적 마다 풍겨오는 내음은 마음보다는 육체를 먼저 자극한다. 풍덩 뛰어들어 그 속에서 휘젖고 싶다. 한올 한올 잡아 다녀보고 휘이~휘이~ 저어서 내 온몸에 비벼보고 싶다. 저 칼바람진 수풀 사이에서도 나는 네 머리카락을 힘껏 쥐며 정렬적인 키스를 퍼붓고 싶다.
Leica Barnak IIIC | Summitar 50mm 1:2.0 | Kodak GOLD 200 -> Gray Scale. 제법 비가 올 듯한 기세였지만 그래도 우중충한 하늘에 비해서 빗방울이 떨어지거나 하진 않았다. 다만 매우 흐릿한 하늘과 낮게 깔린 해무등등.. 그래서인지 하늘에 구름이 있어도 구름이 아닌듯 흘러가더라. 멀찌감치 바다를 바라보고 있자니 둥글둥글한 구름들이 이쁘기도 하고 그 밑에 깔려있는 처량한 바다색이 거칠어도 구름때문에 다시 뭉글어 지는 듯 하여 이런게 균형인가 싶더라. 하늘은 고요하고 평온하고 어둑한데 바다는 성내고 거친 빛을 쏘아 주더라. 마침내 결심하고 셔터를 눌렀다. 그 결심을 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도 않았지만 오랜만에 노출과 구도와의 오랜 싸움이 아닌 그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