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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rt for me
Leica Barnak IIIC | SUMMITAR 50mm 1:2.0 | Centuria 200 당신을 만나러 가야 하는 시간이라면 한번쯤 유치하게 한손에 꽃다발 들고 소박하게 자전거 페달을 밟아보며 쑥스러운 모습으로 머리 긁적이며 건네주고 싶다.
"꼭 차인것 같다?" "신경 꺼..." "술이라도 한잔 사주랴?" "됐거든. 나 멀쩡해" "멀쩡한 사람이 얼굴에 '나 죽겠어요'라는 표정을 짓는 건 첨본다." "자꾸 그러면 가만 안둘꺼야!" ".... 야.. 이제 그만 해. 꼭 쥔 손으론 단지에서 계란을 뺄순 없어...." 금새 그친구의 눈엔 몽글몽글한 물방울이 맺혔다. 말없이 등을 두드리니 내 어깨에 얼굴을 파 묻고 길 한가운데서 서럽게 운다. 모양새는 꼭 방금 싸운 연인사이인데 남자가 먼저 사과를 한 꼴이다. 그렇게 몇분동안 울더니 벌개진 코끝을 훌쩍 거리며 말한다. "술 사내. 니가 이렇게 만들었으니까." . . 어느날 남자친구라면서 소개 시켜준다고 술한잔 하잔다. 그남자 키도 훤칠하고 잘 생겼지만 어딘가 모르게 눈매가 불안하다. 친구들과 같이 모..
Leica Barnak IIIC | Summitar 50mm 1:2.0 | Fuji Realra 100 그때와는 다른 시간 그때와는 다른 계절. 역시나 기억은 멋대로다. 시간이 알아서 잘 흘러주는대도 변하지 않는 것은 나는 다시 혼자가 되었다는 사실이고 세월이지나 그것이 약이 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비웃듯 고스란이 그 기억에 대한 후회를 안고 살아간다. 그런날이 있다. 멀쩡히 잘 걷던 길에 발목이 접질려지고 늘 잠그던 자물쇠에 손가락 살이 짚히며 눈감고 다녀도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다 아는 거실의 책장에 새끼 발가락을 찧고 잘 나오던 후추가 갑자기 막히고 굳어 버렸으며 늘 잘 뿌려대던 소금이 덩어리째 떨어진다. 그리 꽉 잠그지 않았던 마요네즈 뚜껑이 안간힘을 써도 열리지 않는 날이 있다. 그래서 아무..
Leica Barnak IIIC | Summitar 50mm 1:2.0 | Fuji Realra 100 바다로 가는 강은 고스란히 상처를 바다에게 떠넘겨 주었다. 심한 폭우로 산을 휘저어 온갖 상처를 안고있던 강은 끝내 바다에게 모든 추억과 상처와 찌꺼기를 그대로 넘겨 주었다. 바다는 점점 거세지는 파도로 찌꺼기들을 밀어내었고 모래사장에는 그 흔적들이 쌓여간다. 그럴수 밖에 없는 관계. 그럴수 밖에 없는 현실. 당연한 결과. 살아가는 과정중에는 강과 바다와 모래사장같은 사건들과 관계들이 무수히 많은 변수를 주어가면서 곳곳에서 나타난다. 모든 인과관계를 따져서라도 부정을 하고 싶지만 당연한 결과들이 나올수 밖에 없는 사건이 너무도 많다. 관망자는 폭풍 후에도 바다는 여전할 것으로 생각한다. 지나고 나면 그..
Leica Barnak IIIC | Summitar 50mm 1:2.0 | Fuji Realra 100 지난주에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사진 여행을 떠날까 했지만 너무도 거창한것 같아서 카메라 하나 달랑 매고 고향으로 갔죠. 고향이 바다와 매우 가까워서 잠시 하루정도 바다에 머물렀었죠. 폭우가 내린뒤라 하늘도 맑았지만 이상저온 현상으로 바닷가에 사람도 그리 많지도 안았더랬죠. 나름 맑은 날에 혼자 바다를 거니는 것도 좋았답니다. 바람소리와 파도소리, 모래알쓸리는 소리 말고는 어쩌다 갈매기 울음소리 잠깐 나올 정도로 조용했죠. 탁 트인 이곳에서 뭔가를 쏟아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그렇게 격해지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냥 그렇게 지나온 세월만큼 내가 잘 참고 견딘것은 아마도 누군가를 원망하는 마음보다는 조금..
Leica Barnak IIIC | Summitar 50mm 2.0 이 사진은 구름의 사진이다. 무의도 방향의 선착장 앞에서 우연히 발견한 이 풍경은 당시 내 손짓 하나로 카메라를 들고있던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촬영 되었다. 그들의 각자 사진이 매우 궁금하지만 .. 볼수가 없는데 아쉽다. 마치 크림을 몽글몽글하게 짜낸듯.. 케익위의 크림 데코 같은 느낌도 주고 부드러운 솜뭉치들이 얽혀 있는 듯 하기도 하다. 어떤 성격의 구름인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태어나서 처음 보는 광경이였다. 마치 뭔가 신비로운 일이 벌어 질 것같은 느낌이였다. 하지만 신비로운 일은 전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