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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섬 판타지. - 2009.06~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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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섬 판타지. - 2009.06~

노튼경 2010. 4. 27. 12:41


Leica Barnak IIIC | Summitar 50mm 1:2.0 | FilmScan
 
 
 
"뭐 또 다른거 필요한게 없을까?"
 
 
"응?... 글쎄?"
 
 
 

다음날 아침 잘 만들어진 피크닉바구니를 들고 서있는 친구를 픽업하다.

 

적당한 위치에 돗자리를 깔고 그 위에 포근한 담요를 덧 깔고 한쪽 귀퉁이에 바구니를 놔두었다.

먹음직스런 김밥과 약간의 셀러드 그리고 잘 익혀진 닭가슴살과 함께 적당한 치즈와 와인이 들어 있었다.

허기진 배를 채우고 친구는 책을, 난 MP3 플레이어를 귀에 꽂고 카메라를 들고 근처를 서성거렸다.

 

촬영이 끝나고 돌아와 보니 종이컵에 와인이 따라져 있고 은박 접시에 치즈가 올려져 있다.

천천히 와인을 한모금 머금고 그 향을 느끼며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그리고 치즈 한조각.

 

 

"야!  누님 목이 불편하니깐 다리좀 일루 가져와봐."

 

"응?... 응..."

 

아무렇지도 않게 내 무릎을 의지해서 머리를 맡기고 귀에는 하얀 이어폰을 꽂고 책을 하늘로 향하여

팔을 쭉 펴고 읽고 있다.

 

멀뚱멀뚱하게 주변을 바라보다가 다들 연인으로만 가득함을 깨달았다.

 

"제작년에 놀러간 곳에서도 사방에 염장이였던것 같아."

 

" 그렇네...."

 

 

"뭐 어차피 우리도 남들 눈에는 그렇게 보일테니까 여기 있는게 어색하진 않다만

스스로 드는 이 기분은 참 억울하기 짝이 없다. 놀아줄 사람이 너밖에 없는 나도 딱하네. 에휴"

 

"응. 뭐... 그렇지."

 

"진짜들 사이에 가짜라....."

 

"어쩌면 가짜들 사이에 가짜일 수도 있어."

 

"응 그럴수도 있겠네"

 

몸을 일으켜 피식 웃으면서 내 얼굴을 한번 쳐다보더니 와인을 한잔 따라서 한모금 꿀꺽 삼킨다.

 

"그럼 우리 이중에서 가장 진짜처럼 보이거나 진짜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네?"

 

"응?......"

 

갑자기 내 목 뒤를 끌어당기더니 입안에 와인향이 퍼지기 시작했다.

 

얼굴엔 가득 술기운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가슴이 두근두근 요동쳤다.

주변의 수많은 가짜들이 더 이상 가짜가 아닌 진짜이길 진심으로 바라게 되었다.

 

 

 

 

 

 

 

 

 

 

 

..........

사진과, 음악과, 글을 핑계로 이런 상상을 할수 있어서 좋다.

히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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