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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찍은 사진 - I Think So. #3

노튼경 2009. 8. 11. 12:27

Leica Barnak IIIC | Summitar 50mm 1:2.0 | Fuji Superia 200


디지탈카메라가. 그리고 그 중에 DSLR의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사진에 대한 각종 출처 없는 많은 단어들이 생기고
카메라와 사진의 구분이 모호해 졌다.
누구는 사진을 찍고 누구는 작품을 찍고 누구는 그냥 일상의 기록일 뿐이다 라고 하지만
당신들은 하나같이 빛을 이용한 사물의 형태와 그에 대한 개인이 갖고 있는 느낌을 담는 것이다.

그러나 정확하지 않은
또하나의 놀이기구가 되어버린 사진이란 것은
사진과 이미지의 영역이 무너져 버린듯 하다.

그러나 이런것 또한 트렌드라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는.. 사실 작가도 아니고 그저 취미밖에 되지 않는 사람이지만 사진에 대한 열정이 있는 사람으로서는
조금 아쉽기도 하다.


이 이미지를 한컷 촬영하면서도 흰색연필과 검은색 연필의 중간 톤을 찾아서 어떤식으로 노출을 잡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상당했다. 되도록이면 하일라이트가 생기지 않아야 하고 흰색 조차도 한 색의 영역으로서 필름상에 새까맣게 남아있는
표면이 아니라 그마저도 약간의 흔적을 담을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한다.




기왕이면 그림자 조차도 필름면이 하얗게 날아간 것이 아닌 조금의 입자라도 남아서 그 그림자가 색으로서 남기를 고민한다.
그래서 늘 노출에 대한 고민으로 스냅을 찍을때도 고민을 하게 된다.

부정적인 입장은 아니지만 DSLR의 대중화로 인해서 이러한 고민들 보다는 그저 빨리찍고 빨리 좋은 이미지를 얻기 위해서
수번.. 또는 수십번 계속적으로 같은 모습을 촬영한다.
이 와중에 사진에 대한 진중함 그리고 정성이 그나마 사라졌다고 생각됨은 어쩔수 없는 것이다.




허나 그것또한 사진에 대한 고민이며 더 편리하게 그 고민을 해결하는 방법이 되어버린 것이 디지탈의 문화라고 하겠다.

그럼 이쯤에서 정말 박쥐같은 합리화를 시켜 보자.

어차피 기술의 발달로 좋은 이미지를 빨리 건질수 있고 사진의 퀄리티 또한 별다른 비용의 소모없이 높이 끌어 올릴수 있어졌다. 사진은 사진으로서의 역활 이상의 어떤 또 다른 영역이 생겨났고 그것은 또하나의 문화로 자리를 잡았으며 소위 디지탈아트라는 영역이 존재하여 사진이 취미인 많은 사람들에게 또다른 도전목표를 제시한다.

사진을 오래도록 찍어온 사람들 사이에서 디지탈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들이 많이들 보이며
그들의 실력 조차도 폄하당하는 비판 또한 들려온다.
그런데 정말 재밌는 것은..

이러한 비판들의 출처는 사진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아닌 비교적 사진을 괜찮게 찍는 보수적인 사람들의 입에서 많이
나오거나 사진을 늦도록 찍고 계시는 나이 지긋하신 작가분들의 사이에서이다.

누구는 50mm 로만 촬영하는게 진짜 사진이라고 하고
누구는 보정을 하지 않는 사진으로 승부한다고 하며
누구는 사진은 필름으로 촬영된 것이 진짜라고 한다.

현재 사진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는 작가들은 필름과 디지탈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그들의 각각의 장점을 최대한
잘 살려서 작업을 하고 있고 정통성있는 매우 유명한 어떤 사진작가분께서도 디지탈 덕분에 효율적이고
더욱 포괄적인 작품활동을 할수 있음을 말한바가 있다.

나머지는 다 주관이며 개인의 철학이다.

사진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
더 나아가서 사진의 기기와 촬영방식은 그다지 의미가 없다.
어떠한 카메라를 사용하던 사진에 대한 촬영자의 진중함 그리고 전달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표현.
그리고 대중성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그 사진에 대한 촬영자의 책임감이 그리고 완성도를 위한 고민과 노력-어떠한 방법이던-
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내가 필름을 고집하는 이유는 필름이 좋아서이다.
내가 디지탈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이유는 필름으로 촬영하는 그 맛이 좋기 때문이다.
내가 기계식 카메라를 선호하는 이유는 그 촬영하는 모든 과정을 직접 손과 머리와 눈으로 판단하며 느낄수 있어서일 뿐이다.

무엇으로 찍던지간에 사진을 촬영하여 사진다운 사진으로 완성하고 그것으로 공감을 사고 촬영자의 목소리를 낼수 있다면
작가가 아닌 어떤 정치적인 입장이나 철학적인 -롤랑바르트의 카메라루시다 등등의 학문적인 철학이나 지식 - 것이 필요하지
않은 아마추어로서는 더욱더 어떠한 물리적인 차이 따위를 갖고 비판을 할 필요가 없다.

우리같은 아마추어는

사진이 즐거워서
그리고 내가 즐거워서
내가 조금은 멋져보여서

그렇게 찍는것 부터 시작을 해도 된다.

작가라고 뻥만 안치면 되며 작가라는 이름을 함부로 자신에게 들이대지 않는다면

누구나 다 사진가로서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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