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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바다. -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1리 등명해수욕장 본문
Leica Barnak IIIC | Summitar 50mm 1:2.0 | Kodak GOLD 200 -> Gray Scale.
제법 비가 올 듯한 기세였지만
그래도 우중충한 하늘에 비해서 빗방울이 떨어지거나 하진 않았다.
다만 매우 흐릿한 하늘과 낮게 깔린 해무등등.. 그래서인지 하늘에 구름이 있어도 구름이 아닌듯 흘러가더라.
멀찌감치 바다를 바라보고 있자니 둥글둥글한 구름들이 이쁘기도 하고
그 밑에 깔려있는 처량한 바다색이 거칠어도 구름때문에 다시 뭉글어 지는 듯 하여
이런게 균형인가 싶더라.
하늘은 고요하고 평온하고 어둑한데
바다는 성내고 거친 빛을 쏘아 주더라.
마침내
결심하고 셔터를 눌렀다.
그 결심을 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도 않았지만
오랜만에 노출과 구도와의 오랜 싸움이 아닌 그저 찍고 싶어서 눌러버렸다고 할수 있는 사진을 찍어 버렸다.
그렇게 사물을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나니 나 또한 사진을 내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실체를 많이 왜곡하고 보는 사람들에게 내 감성을 강요하고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바닷가를 거니는 내내 많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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