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섬 판타지. - 2009.06~
다음날 아침 잘 만들어진 피크닉바구니를 들고 서있는 친구를 픽업하다.
적당한 위치에 돗자리를 깔고 그 위에 포근한 담요를 덧 깔고 한쪽 귀퉁이에 바구니를 놔두었다.
먹음직스런 김밥과 약간의 셀러드 그리고 잘 익혀진 닭가슴살과 함께 적당한 치즈와 와인이 들어 있었다.
허기진 배를 채우고 친구는 책을, 난 MP3 플레이어를 귀에 꽂고 카메라를 들고 근처를 서성거렸다.
촬영이 끝나고 돌아와 보니 종이컵에 와인이 따라져 있고 은박 접시에 치즈가 올려져 있다.
천천히 와인을 한모금 머금고 그 향을 느끼며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그리고 치즈 한조각.
"야! 누님 목이 불편하니깐 다리좀 일루 가져와봐."
"응?... 응..."
아무렇지도 않게 내 무릎을 의지해서 머리를 맡기고 귀에는 하얀 이어폰을 꽂고 책을 하늘로 향하여
팔을 쭉 펴고 읽고 있다.
멀뚱멀뚱하게 주변을 바라보다가 다들 연인으로만 가득함을 깨달았다.
"제작년에 놀러간 곳에서도 사방에 염장이였던것 같아."
" 그렇네...."
"뭐 어차피 우리도 남들 눈에는 그렇게 보일테니까 여기 있는게 어색하진 않다만
스스로 드는 이 기분은 참 억울하기 짝이 없다. 놀아줄 사람이 너밖에 없는 나도 딱하네. 에휴"
"응. 뭐... 그렇지."
"진짜들 사이에 가짜라....."
"어쩌면 가짜들 사이에 가짜일 수도 있어."
"응 그럴수도 있겠네"
몸을 일으켜 피식 웃으면서 내 얼굴을 한번 쳐다보더니 와인을 한잔 따라서 한모금 꿀꺽 삼킨다.
"그럼 우리 이중에서 가장 진짜처럼 보이거나 진짜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네?"
"응?......"
갑자기 내 목 뒤를 끌어당기더니 입안에 와인향이 퍼지기 시작했다.
얼굴엔 가득 술기운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가슴이 두근두근 요동쳤다.
주변의 수많은 가짜들이 더 이상 가짜가 아닌 진짜이길 진심으로 바라게 되었다.
..........
사진과, 음악과, 글을 핑계로 이런 상상을 할수 있어서 좋다.
히힛;